천영기 경남 통영시장은 지난 11일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통영시 제공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수산물이 안 팔린다”는 취지의 말을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지난 11일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질문을 받고 “대응책은 분명히 갖고 있다. 그런데 자꾸 언급하고 떠들면 통영 수산물 소비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정부가 아직 어떤 조처도 하지 않았는데, 지자체가 먼저 떠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3월15일 통영시의회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를 끌어낼 것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는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피해 대책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따라서 천 시장의 말은 통영시의회 결정과 배치되는 것이다.
천 시장의 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지역정계에서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성명을 내어 “통영 주민 대부분은 어업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 바다가 오염되면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방사능 오염수를 가장 앞장서 막아야 할 시장이 시민 생명과 안전보다 자신의 정파적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천 시장은 민생 핑계로 여당과 대통령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진짜 민생을 지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오염수 방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통영시장이 뒷짐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대응을 보인다. 천 시장의 무책임한 발언에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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