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 대기 중인 택시들. 연합뉴스
광역자치단체들이 택시요금을 잇달아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부산은 내달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다. 2021년 12월 이후 1년 6개월 동안 45.4%가 오른 것이다. 유류·인건비 상승과 승객 감소에 힘겨워하는 택시업계는 환호하지만 승객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15일 “택시조합의 건의에 따라 지난 12일 부산시 간부·전문가·소비자단체 대표 등 21명으로 꾸려진 물가대책위원회가 택시 종류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중형택시 2㎞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인상해 다음달 1일 0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범·대형택시 3㎞ 기본요금은 6000원에서 7500원으로 1500원(25%)으로 인상했다.
현재 20%의 요금을 일률적으로 더 받는 심야할증방식도 변경된다. 심야할증시간은 현재 자정~새벽 4시에서 밤 11시~새벽 4시로 1시간 늘리면서 자정~새벽 2시는 30%를, 나머지 구간은 20%를 더 부과한다.
인상된 요금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밤 11시~자정, 새벽 2~4시께 택시를 타면 기본거리 2㎞ 기준 요금이 현재 4560원(기본요금 3800원+심야할증요금 760원)에서 5760원(기본요금 4800원+심야할증요금 960원)으로 1200원(26.3%)이 오른다. 자정부터~새벽 2시께 택시를 타면 기본거리 2㎞ 기준 요금이 현재 4560원(기본요금 3800원+심야할증요금 760원)에서 6240원(기본요금 4800원+심야할증요금 1440원)으로 1680원(36.8%) 더 오른다.
부산시는 “운송원가 상승 미반영분과 코로나19 사태 뒤 법인택시 1만여대의 가동률이 2019년 90%에서 지난 4월말 59%로 떨어졌고 지난해 10월 대도택시의 폐업에 이어 금륜산업이 이달 31일 폐업을 앞두는 등 택시업계 전반의 경영 악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서울의 4800원과 같아졌지만 기본요금을 적용하는 거리가 서울은 1.6㎞이고 부산은 2㎞여서 실제로는 부산이 싸다. 중형택시 회당 평균 탑승거리(5.4㎞)를 기준으로 하면 15.6% 인상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산 중형택시 기본요금 인상률은 2021년 12월 3300원에서 3800원으로 15.1% 인상된 것을 더하면 1년 6개월 새 45.4%나 올랐다.
앞서 서울시는 2019년 2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지난 2월 다시 4800원으로 인상했다. 인천시는 2019년 3월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올해 하반기 4800원, 광주시와 대전시는 나란히 2019년 1월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다음달 8일과 하반기에 4300원까지 인상을 추진한다.
택시업계는 요금 인상을 반겼지만 일부에선 수입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인택시 기사인 김아무개(62)씨는 “그동안 승객 감소 때문에 힘들었는데 요금이 인상돼 다행이지만 한꺼번에 요금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승객들이 택시를 기피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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