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1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대구문화방송(MBC)>의 취재를 전면 거부하고 보도국 간부와 출연진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9일 “대구문화방송 보도국장과 ‘시사톡톡’ 프로그램 출연자 등 4명을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대구경찰청에 고소했다. 또 대구시가 요구한 (정정보도 등) 사항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8일부터 그동안 제공하던 취재 편의 사항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남지사 시절인 2015년 <경남문화방송>의 취재를 거부하고,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던 2018년에도 <매일방송>(MBN)의 출입을 거부한 바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30일 대구문화방송 ‘시사톡톡’의 ‘티케이(TK)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 편을 문제 삼았다. 이 방송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검증하는 내용을 다뤘다. 대구시는 방송 내용 가운데 “(활주로 길이) 3.8㎞가 빠졌으니 홍 시장과 대구시가 주장해온 중장거리 운항이 불가능해졌다”, “활주로는 짧아지고 공항 위계도 떨어졌다” 같은 대목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왜곡·편파 방송을 진행해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했다. (취재 과정에서) 대구문화방송에 직접 설명했음에도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편파 허위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7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활주로 길이 등은) 결과적으로 협의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 현안을 짚어보는 보도에 ‘취재 거부’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정장수 대구시 홍보실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 청구는 몇 개월이 걸리고, 정정보도 결정이 나더라도 자막 한줄이면 끝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른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는) 비판은 당연히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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