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교 급식종사자들이 지난달 22일 부산시교육청에서 폐암 예방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폐암 확진자수 1위’라는 오명에 부산 학교급식 조리원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인력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장의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지원자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해진다.
부산시교육청은 25일 “올해 상반기 학교급식 조리원 공개 모집에서 1.2배수가 되지 않아 2차 공고문을 냈는데 250명 모집에 최종 143명만 응시해 107명(42.8%)이 미달했다”고 밝혔다. 부산 학교급식 조리원 공개 모집에서 처음 미달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319명 모집에 200명만 응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270명 모집에 326명이 응시해 1.2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2021년엔 366명 모집에 810명이 응시해 2.2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달 사태가 계속되면 학교급식 조리원들의 노동강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면접에서 부적격자를 탈락시키기 때문에 최종 합격자가 더 줄어드는 데다,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학교마다 기간제(비정규직) 모집에 나서지만, 일이 고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원자들이 기피하는 필기시험(소양평가)을 폐지했는데도 연속 미달 현상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원인과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확진자 수 결과가 연속 미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폐암이 확진된 전국 14개 시·도교육청 학교급식 종사자 31명 가운데 가장 많은 6명(19.3%)이 부산교육청 소속이었고 검진자 대비 확진자 비율도 0.34%로 전체 평균(0.13%)의 3배에 육박한다는 결과를 접한 예비 지원자들이 응모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이 24일 모든 학교의 급식기구를 2027년까지 전기식으로 교체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급식 종사자 근무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필요 인원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