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학고 2학년 전체 학생 93명으로 구성된 ‘생태쓰기 작가단’이 지구의날(4월22일)을 맞아 자신들이 쓴 생태시집 <세상을 바꾸는 생태시 사진첩>의 판매 수익 전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끝나간다. 우리의 꿀빠는 일생도 다음 생엔 부디 꿀빤다고 욕보지 않는 그런 세상에서 살기를”대구과학고 ‘생태쓰기 작가단’이 쓴 ‘사라지는 꿀벌’이라는 제목의 시다. 이 시는 기후변화로 점점 사라져가는 꿀벌의 마음을 시로 담았다. 대구과학고 학생들이 자연을 관찰하고 기후위기 등 환경 문제를 다룬 시집을 펴낸 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대구과학고는 23일 “2학년 전체 학생 93명으로 구성된 ‘생태쓰기 작가단’이 지구의날(4월22일)을 맞아 자신들이 쓴 생태시집 <세상을 바꾸는 생태시 사진첩>을 각 시·군교육청에 전달하고, 연말에 판매 수익 전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작가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를 시로 담았다”고 밝혔다. 생태쓰기 작가단은 지난해 2학기 동안 국어 수업 시간에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의 하나로 생태주의 시를 쓴 뒤, 지난 2월 시집을 발간했다.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주변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배우는 활동을 말한다. 작가단은 가장 먼저 학교 밖으로 나가 주변의 자연을 관찰하고, 환경 문제를 살피며 영감을 떠올렸다. 수업을 이끈 김묘연 대구과학교 국어 교사는 책의 머리말에서 “야외 수업을 하면서 발길 닿는 대로 자연을 카메라에 담으니 우리 안에 잠자던 생태 감수성이 하나둘 깨어났다. 이 시집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세상을 변화시키는’이라는 수식어는 학생들이 시를 쓰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 기록이기도 하고, 이 책이 전하는 울림으로 세상도 변화되길 바라는 중의적인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학생 저자 대표(김하연·정안나·나규승·서소영)는 “이 시집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환경은 누구 한 명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다. 저희의 시집이 모두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끄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단은 올해도 ‘알쓸환상(알면 쓸모 있는 환경 상식) 퀴즈’ 제작과 배포, 초·중학교 대상 환경 특강 등 환경 캠페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