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이 전국 군 지역끼리는 처음으로 농어촌버스 광역환승할인제를 도입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이웃사촌인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이 농어촌버스 광역환승할인제를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시-군 환승활인제를 도입한 곳은 많지만, 군 지역끼리 환승할인제를 하는 것은 전국 처음이다.
경남도와 거창·합천군은 27일 ‘거창-합천 대중교통 광역환승할인제 도입 업무협약’을 맺었다. 거창군과 합천군은 10월까지 농어촌버스 광역환승할인제를 시험운영한 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광역환승할인제가 시행되면 농어촌버스를 타고 거창군에서 합천군으로 가거나, 합천군에서 거창군으로 갔다가, 비슷한 노선의 버스를 타고 되돌아갈 때 요금을 할인받게 된다. 현재 두 지역 농어촌버스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900원인데, 할인받는 요금도 900원이다. 환승요금을 할인받으려면 내렸던 정류장에서 3시간 이내에 다시 타야 한다. 도시와 달리 3시간 여유를 둔 것은 버스가 띄엄띄엄 배차되고, 장보기 등 간단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할인을 받으려면 환승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경남 서북부에 있는 거창군과 합천군은 경남의 대표적 대중교통 취약지역이다. 경남 내에서 거창군은 합천·함양·산청군, 합천군은 거창·산청·의령·창녕군 등 군 지역에만 둘러싸여 있다. 창원·김해·진주 등 시 지역과 인접한 군은 이미 광역환승할인제 혜택을 보고 있으나, 시-군 광역환승할인제만 운영하면 거창군과 합천군은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남도 조사 결과, 지난해 농어촌버스를 타고 거창-합천을 넘나든 사람은 3만6천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두 지역 주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합천군은 100%, 거창군은 96.2%가 광역환승할인제를 찬성했다. 이에 따라 광역환승할인제 운영에 따른 손실금을 경남도 30%, 거창군과 합천군 각 35%씩 부담하면서 광역환승할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남쌍현 경남도 교통정책과 담당자는 “광역환승할인제를 도입하면 거창군과 합천군의 교류가 지금보다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노인 승객들이 교통카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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