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야산에서 8일 오후 산불이 발생해 이날 저녁 6시 현재 산림 110㏊를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6시간 만에 산림 139㏊를 태웠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초저녁까지는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밤 늦게 바람이 잦아들고 진화 작업도 속도를 내면서 9일 오전에는 주불을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산림청·소방당국·경남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산불은 8일 오후 2시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야산에서 발생한 뒤 합천읍 쪽으로 번졌다. 이날 합천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에서 평균풍속 초속 3.4m, 순간 최고풍속 초속 11m의 바람이 불었다.
산림청은 산불 발생 직후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가, 오후 5시30분 ‘산불 대응 3단계’로 강화했다. 산불 3단계는 평균풍속이 초속 7m 이상, 진화 예상 시간 24시간 이상,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일 때 산림청장이 발령한다. 광역 단위에서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가 동원된다. 3단계 발령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산림청은 합천 지역에서 주불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밤 10시 현재 진화에 투입된 장비와 인원은 산불지휘·진화차와 소방차 등 81대, 소방인력 1114명이다. 강풍으로 불길을 잡는 데 애를 먹던 소방당국은 밤 9시가 넘어가며 바람이 잦아들자 진화 작업에 속도를 내 진화율을 75%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산불로 안계·계림·장계·관자·인곡·월평 등 6개 마을 주민 214명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요양병원과 장애인시설 등에선 대피 준비 조처가 이뤄졌다. 등산객들의 입산 자제를 요청하는 재난안전문자도 발송됐다.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는 "바람이 많이 잦아들어 불길이 더 번지지 않는 상태에서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9일 오전 주불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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