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가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돈을 갈취한 뒤 뒷문제를 막기 위해 작성한 단체협약서 등 서류. 경남경찰청 제공
한국노총 연합노련 산하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의 본부장 등 간부 10명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다니면서 협박하고 돈을 뜯은 혐의(공동공갈)로 입건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의 본부장과 조직국장 등 2명을 구속하고, 본부 간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산·울산·경남의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아가서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노조 복지기금 등 명목으로 2억여원을 갈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설명을 들어보면, 이들은 아파트 건설사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거나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실을 신고하는 등의 수법으로 공사를 방해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돈을 뜯긴 현장은 부산 4곳, 울산 1곳, 경남 17곳 등 22곳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고속도로휴게소에서 건설사 간부로부터 5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김태언 경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1계장은 “이들이 돈을 갈취한 곳은 누구나 아는 대형건설사의 유명 아파트 건설현장이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건설현장도 2곳 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곳은 22곳이지만, 압수한 장부에는 71곳이 적혀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실상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은 예외 없이 돈을 갈취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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