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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경북 또 티격태격?…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논란

등록 2023-02-01 19:43수정 2023-02-02 02:31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안이 공개되면서 부산과 대구·경북권 사이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다만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갈등 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와 ‘24시간 안전한 신공항 촉구 교수회의’ 등 7개 단체는 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안에 담긴 ‘중추공항’이라는 표현은 대구경북신공항을 영남권 관문공항 또는 중추공항으로 육성하려는 오랜 야욕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 당시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 ‘유사시 인천국제공항의 대체공항’ 등의 문구를 (법문에서) 빼기 위해 벌인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방해를 우리는 기억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격한 반응은 국회에 제출된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3개 특별법안에 가덕도신공항의 위상을 흔드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안에는 중장거리 운항 및 최대중량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 개항 시기도 가덕도신공항보다 빠른 2028년으로 돼 있다. 이 법안들은 홍준표 대구시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대표발의했다.

부산 시민단체들이 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광수 기자
부산 시민단체들이 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광수 기자

특별법안에 대해 가장 우려를 나타내는 건 더불어민주당 쪽 정치인들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30일 “부산 시민들의 백년대계인 가덕도신공항이 대구경북신공항과 국비 (확보) 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태를 관망만 하며 대책을 내놓을 생각은 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뒤인 31일에는 부산·울산·경남 민주당 국회의원 7명이 “20대 대선 이전부터 국민의힘 정권이 들어설 경우 대구경북신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의 위상과 개항 시기 등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해서 제기했는데,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홀대하고, 대구경북신공항만 챙기는 현 정부와 국민의힘의 이중적인 행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쪽은 법안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풀지 않으면서도 티케이(TK)와 피케이(PK)의 대결구도가 재연되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박 부산시장은 1일 부산시청 기자실을 찾아 “공항을 위계화해서 지역 갈등을 유발하거나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정부와 여당에 냈다”고 밝혔다.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민주당이 앞장서 영남권 내부 갈등으로 몰아가는 데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속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민주당을 명확히 겨냥했다. 이들은 논평을 내어 “(대구경북신공항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을 두고 가덕도신공항과 연계해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민주당 쪽 움직임에 선을 그었다.

대구·경북 쪽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산공항과 대구공항은 수도권 1극 체제를 막는 지방 연대이지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광수 김규현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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