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공공 택시 플랫폼
‘대구로 택시’가 그야말로 돌풍이다. 출범 한 달 만에 대구시 연간 목표를 훌쩍 넘어서며 지역 택시호출앱 ‘카카오 택시’(카카오티)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대구로가 치고 올라왔다. 예상 밖 선전에 따라 대구시는 대구로 지원 폭 조정을 저울질 중이다.
대구시가 25일 발표한 ‘대구로 택시 운영 현황’ 등을 보면, 지난해 12월22일 대구로 택시가 출범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대구시 전체 운행 택시 중 47.5%(6622대)가 해당 플랫폼에 가입했다. 출범 당시 대구시가 제시한 올해 말까지의 가입 목표(4000대)를 한 달 만에 거뜬히 뛰어넘어선 모양새다. 24일 현재 대구로 택시의 하루 평균 호출 수는 4461건, 누적 호출 수는 8만2012건에 이른다. 택시 1대당 하루 평균 호출 수는 2.6건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이런 반응은 일단 대구로 택시가 경쟁 호출서비스인 ‘카카오 택시’보다 택시 기사에게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택시 기사가 ‘대구로 택시’에 내는 중개 수수료는 오는 6월까지 무료이며 그 뒤에는 건당 200원(월간 한도 3만원)에 그친다. 이는 택시 총 매출의 3.3~4.8%(월 15~20만원)를 중개 수수료로 줘야 하는 카카오티(T)에 견줘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용객들도 대구로 택시가 훨씬 더 저렴하다. 첫 회 이용 때 이용 거리와 상관없이 3천원 할인 쿠폰을 주고, 재탑승할 때마다 2천원의 쿠폰을 준다. 대구시는 택시 이용료를 지역 화폐인 대구행복페이로 결제할 때 추가 할인을 해주고 대구은행 등 지역 기업과 연계해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할인 쿠폰 지급액은 앞으로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올해 책정된 대구시의 대구로 택시 예산(약9억6천만원) 중 절반 가량이 쿠폰 발행 비용으로 쓰이는데, 현 추세대로라면 2~3개월 내에 모두 소진될 여지가 있어서다.
조경재 대구시 택시물류과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카카오티에 가입하지 않은 지역 택시의 절반이 가입했으니,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 ‘대구로 택시’가 점점 경쟁력을 갖추면 카카오택시 가입자들도 넘어올 것으로 보고, 전체 택시 가입을 목표로 바꾸었다. 모든 차량이 하루 5∼6건 호출을 받으면 안정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는데, 현재도 매일 실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