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나는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로 가축사료를 생산할 수 없을까?
경남연구원이 매달 발행하는 <지브리프> 1월호에서 “해조류로 가축사료를 생산하는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축산 분야에서 배출하는 메탄 등 온실가스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연구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축산분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해조류 사료 개발동향과 경남의 과제’를 보면, 가축 장내 발효와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 분야 온실가스의 전세계 배출량은 연간 34억여t에 이른다. 국내 연간 배출량은 940만t정도다. 메탄가스는 소 같은 되새김 동물이 섬유질 함량이 높고 소화율이 낮은 사료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현재 가축사료로 사용되는 곡물보다 섬유질 함량이 낮으면서 소화율이 높은 사료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인데, 그 재료로는 해조류만한 게 없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 전략 보고서>에서 해조류 등 천연소재 추출물로 가축사료를 개발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건 한국의 해조류 생산량이 연간 180여만t으로 중국·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란 사실이다. 여기에 황폐해진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뭍에서 가까운 바다 밑바닥에 해조류 서식지를 조성하는 바다숲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 228곳에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2만9180㏊을 바다숲으로 바꿨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해양 당국은 2030년까지 바다숲을 5만4천㏊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해조류로 가축사료를 양산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경남연구원은 “전세계 사료용 곡물 가격이 공급 부족 때문에 폭등하고 있다. 따라서 해조류로 가축사료를 생산한다면, 축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도 있다. 해조류 공급에 유리한 환경을 갖춘 우리나라는 이 산업을 세계적 선도사업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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