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문을 열 부산국제아트센터에 설치되는 파이프오르간(가운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에 높이 9m, 가로 16m 크기의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들어선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아트센터에 설치할 파이프오르간 디자인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설치 절차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교회 등 종교시설 외에 우리나라 전문 공연장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는 것은 네 번째다. 비수도권으로 따지면 전남 여수에 이어 두 번째다.
부산시는 지난해 말 관계자 회의를 거쳐 10개 디자인 가운데 4개 후보작을 선정했고, 자문위원회를 거쳐 지난 13일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센터에 들어서는 파이프오르간 제작과 설치는 독일업체 프라이부르크 오르겔바우가 30억여원에 맡았다. 소리를 내는 파이프가 4406개, 음색과 음높이를 바꾸는 장치인 스톱이 62개, 연주자가 누르는 건반은 4단으로 구성됐다. 높이 9m에 가로 16m 크기이다. 내년 7월까지 독일에서 사전 설치와 음 조정 등 작업을 거쳐, 같은해 12월 센터에 설치될 계획이다.
부산시민공원에 건립하는 부산국제아트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9862㎡ 규모의 클래식 전문공연장이다. 2021년 1월 착공해 2025년 문을 열 전망이다. 파이프오르간도 이에 맞춰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지역 문화 격차 해소, 예술인 활동무대 확장 등 시민 문화 향유권 보장의 계기가 되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이프오르간은 음계에 따른 다양한 길이의 관을 지나는 바람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다. 정밀하고 복잡한 건반악기이자 관악기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음색과 주법으로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린다. 중세 유럽에서는 도시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고, 교회의 서열을 정하는 바로미터 구실을 했다. 파이프오르간은 건축설계 단계에서 구조와 용도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되며, 제작 과정이 건축과 비슷해 악기를 ‘만든다’가 아니라 ‘짓는다’로 표현한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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