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제정연대 50여명은 18일 오전 대구 북구청 앞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규현 기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대구 북구청을 찾아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에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회원 50여명은 18일 오전 대구 북구청 앞에서 이슬람사원 건립 지지 집회를 열어 “사건 초기 대구 북구청은 일부 주민들의 민원을 근거로 공사 정지 처분을 내렸다.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나갈 실마리가 있던 시기에 잘못된 행정처분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북구청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은 정당한 이유 없는 차별, 배제, 구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현장에 주목하고, 평등한 공존으로 나아가는 인권 행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무아즈 라작(27)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대표는 “법 집행 당국이 허가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부 반대 주민들이 최근에는 기도 시간에 바비큐 파티까지 했다. 이것이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연구하는 우리를 대우하는 방법인지 한국 사회에 묻고 싶다. 한국 정부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할 수 있도록 법 집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 현장을 둘러봤다. 반대 주민 대여섯명은 “저 사람들 집 앞에 (사원을) 지어라” “살아보고 말해라”라고 소리쳤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하고, 이를 안 주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서자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비대위를 결성한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 돼지머리를 놓아두고, 기도 시간에 맞춰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이 사건을 지난달 유엔 종교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긴급 청원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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