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부산항만공사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넘게 굳게 닫혔던 부산항 뱃길이 속속 열리고 있지만, 노선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행객이 몰리는 단기 국내 크루즈와 달리 전통 인기 품목인 한-일 노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했던 운항을 가장 먼저 재개한 것은 팬스타그룹이 운항하는 팬스타드림호(정원 545명·2만1688t)다. 선박 엔진을 멈추고 2년2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대표 상품인 ‘부산항 원나잇 크루즈’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만1402명을 태웠다. 9개월치 승객이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1만1083명과 2019년 1만1117명을 뛰어넘었다.
오는 3월엔 대형 크루즈가 3년 만에 부산항을 찾는다. 독일 베른하르트 슐테사의 아마데아호(2만8천t급)다. 15일 승객 600명을 태우고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다. 부산항만공사는 “3월부터 대형 크루즈 선사가 부산항에 기항하겠다고 신고한 횟수는 80차례 이상이다. 2019년 108차례의 70~80%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광안대교를 운항하는 팬스타드림호. 팬스타그룹 제공
한-일 정기 노선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 노선 가운데 부산항~대마도 노선을 뺀 3개 노선이 2년8개월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11~12월 승객은 6225명에 그쳤다. 부산항~후쿠오카 노선은 3465명으로 하루 평균 60명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하루 평균 724명)의 8.3% 수준이다. 부산항~오사카 노선은 1249명으로 하루 평균 24명이다. 2019년 하루 평균 90명의 26.6%다. 부산항~시모노세키 노선은 하루 평균 94명이다. 2019년(하루 평균 274명)의 34.3%다.
한-일 여객선 노선이 부진한 것은 일본 정부의 방역 조처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객선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입·출항 절차를 적용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입·출항 인원을 제한하고 가족과 일행이 아니면 같은 객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검역 조건이 까다로워 단체 모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