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전시 ‘천막 연대기’.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제공
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을 예술로 표현한 아카이브 전시가 부산에서 열린다.
예술로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행동을 만들어내는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은 28일 “부산 수영구 ‘영영’에서 피에스엠씨 노동자 투쟁 과정 등을 담은 아카이브 전시 ‘천막 연대기’를 다음달 2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12년 동안 싸워온 과정 등을 예술가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살펴보고 예술 작품으로 조명해 시민과 함께 나누려고 기획됐다. 박자현, 김은민, 황지민, 이세은, 이윤경, 윤석현, 배보성, 배가영 등 8명의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했으며 그림과 사진, 다큐멘터리 픽션, 음악 작품 등 32개 작품이 선보인다.
다큐멘터리 픽션 <천막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부산시청 앞에서 노동자들이 세운 농성 천막에 찾아오는 사람들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았다. 다큐멘터리 픽션의 배경음악(OST) ‘파란 그늘’에서는 투쟁을 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 노동자들을 표현했다. <농성장에서 보내는 계절>은 일터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그림으로 나타냈다.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을 사진으로 담은 <거인전>을 전시하는 이윤경 작가는 “시민들의 땅을 지키려고 사 쪽 등과 지금까지 싸워온 노동자를 시민들이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11월 피에스엠씨는 경영상 이유로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던 공장의 전체 생산직 노동자 198명 가운데 58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목표액 100%를 넘게 달성했는데도 해고했다며 전면 파업에 나섰고, 부당해고 구제신청 심판을 청구했다. 2014년 서울고등법원은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고, 이듬해 대법원도 사 쪽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화재사고로 공장이 불타자 피에스엠씨는 부분 휴업에 들어간 뒤 공장을 경기도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노조는 이에 반발했다. 때마침 부산시는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를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하자, 노조 등은 부산시가 사 쪽에 부동산 개발이익을 준다며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보상비도 관련법에 따라 지급돼 특혜소지 우려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