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달라며 떼를 쓰는 자신의 딸을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김아무개(26)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4일 새벽 6시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집에서 네 살짜리 딸이 자신을 깨우고 밥을 달라고 하자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김씨는 지난 2020년 남편과 별거한 뒤 인터넷으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 사는 부산 금정구에서 살았다. 김씨는 일을 하며 딸을 키웠지만, 지난 6월부터 딸에게 밥을 잘 주지 않는 등 양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14일 새벽 6시께 숨진 딸이 밥을 달라며 김씨를 깨우자, 그는 주먹으로 허벅지와 등 등 9차례 폭행했다.
이어 김씨는 이날 오후 6시께 딸이 숨을 쉬지 않자 동래구의 한 병원 응급실로 딸을 데려갔다. 병원 의료진은 딸이 영양실조가 있어 보이고 턱과 이마, 뺨 부위의 상처와 가슴에 멍 자국을 발견해 “아이를 심폐소생술 하며 응급실에 들어왔는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딸은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의 키는 83㎝에 몸무게가 10㎏ 정도로 영양결핍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 4살짜리 여자아이의 평균 키는 101㎝이고 평균 몸무게는 16㎏이다.
경찰은 곧바로 김씨를 긴급체포했고,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김씨 집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오전에 ‘밥을 달라’며 떼를 써 손으로 허벅지 등을 때렸는데, 오후에 숨을 쉬지 않아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숨진 김씨의 딸에 대해 경찰이나 구청 등 아동보호 담당기관에도 학대 등 관련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부산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헌 부산청 여청수사대장은 “(김씨가)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방임 여부 등 구체적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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