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간한 정보 통신 기술 용어 순화집. 순화집 갈무리
‘해커톤’→‘정보기술대회’, 파밍→‘인터넷 함정사기’, ‘챗봇’→‘대화 로봇’.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는 24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정보 통신 기술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려운 용어 50개를 쉬운 우리말로 순화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보 통신 기술 용어는 대부분 외국어이지만, 기사나 매체를 통해 수시로 노출되며 일상생활에도 자주 쓰인다. 약 500개 용어를 발굴해 대체어를 마련하고, 언어 전문가 및 정보 통신 기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종 50개의 순화어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해킹과 마라톤을 합친 말로 프로그램을 해킹하거나 개발하는 대회를 뜻하는 ‘해커톤’은 ‘정보기술대회’로, 가짜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유도해 개인 정보를 훔치는 사기를 뜻하는 ‘파밍’은 ‘인터넷 함정사기’,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이 있는 인공 지능 서비스를 뜻하는 ‘챗봇’은 ‘대화 로봇’으로 순화했다. 또 ‘서드 파티’는 ‘제3기업’, ‘대시보드’는 ‘통합창’, ‘크롤’·‘크롤링’은 ‘긁어모으기’ 등으로 바꾸었다.
최동주 영남대 국어문화연구소장은 “대체어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대체어가 본래의 뜻을 모두 포함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일부 있었다. 다소 미흡하게 느껴지더라도 (대체어를) 자주 사용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도 “단어를 보고 바로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들이 많지만 이미 굳어진 용어를 바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올바른 우리말 사용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선정된 50개 순화어를 담은 용어집을 배포해 정보 기술 업계 종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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