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전쟁에 일상의 삶이 무너진 시민들을 그린 <나의 루시>. 24~26일 공연에 앞서 시민들이 연습하고 있다. 극단새벽 제공
이윤과 흥행에 초점을 두는 상업주의를 극복하려는 부산 대표적 독립 연극단체인 극단새벽이 시민이 대본을 쓰고 무대에 직접 오르는 시민참여연극제를 연다.
극단새벽은 7일 “2022년 시민사회와 함께 만드는 테마연극제 ‘멈춤(Stop Doing It)’을 19~26일 연다”고 밝혔다. 앞서 극단새벽은 2020년 시민참여연극제를 처음 열었다. 전문 배우가 아니라 시민이 연극 지도를 받고 연극 대본을 쓰고 직접 공연을 하는 과정 중심의 연극제다.
올해 테마연극제의 주제는 ‘멈춤’이다. 생명과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해 전쟁·환경파괴·차별 등을 중단하자는 뜻이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활동가 5명과 소극장 품 인형극팀 7명을 포함한 19명의 시민은 멈춤이라는 주제 아래 지난 7월부터 교육·창작과정을 거쳐 5개 단막극 대본을 완성했다.
갑자기 발발한 전쟁 때문에 일상 삶이 무너진 평범한 시민의 삶을 그려낸 <나의 루시>, 해수면 상승에 육지가 사라져 해양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섬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섬>, 직장 내 성 차별을 고발하는 <기댈 곳>, 성 착취를 고발하는 <그물>,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숲세권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층간소음 등의 문제들을 인형극으로 표현한 <벌집아파트에 비는 내리고>다. 이들 작품은 부산도시철도 배산역 2번 출구 앞 효로인디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테마연극제에 딸린 행사도 있다. 사드(적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목적으로 제작된 공중방어시스템)가 배치된 뒤에도 평화를 일구기 위해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주민을 담은 ‘멈춰진 일상에 깃든 평화의 얼굴들’ 그림 전시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겠다는 사진과 영상을 연속해서 소개하는 영상몹, 생필품 등을 교환·판매하는 ‘토요장터’(19일 오후 2~4시)가 열린다.
앞서 극단새벽은 독립예술거점·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2016년부터 280여㎡ 터에 지상 3층의 효로인디아트홀 건립에 나섰다. 12명의 단원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뜻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기금을 내 7년째 추진하고 있다. 기획을 담당하는 변현주씨는 “독립예술운동을 시민사회와 함께하겠다는 취지에서 테마연극제 작품을 완공을 앞둔 효로인디아트홀 소극장에 처음 올린다”고 말했다. (051)245-5919.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