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장이 지난 1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가창골에 마련된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에서 열린 10월항쟁 76주기 합동위령제에서 분향하고 있다. 김규현 기자
한국전쟁 전후 대구지역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첫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진다. 발굴이 이뤄지는 곳은 ‘가창골’이라 불리는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산 89-6번지(면적 150㎡) 일대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총사업비 4억9080만원 규모의 ‘2022년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가창골 일대에선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구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대구10월항쟁 참여자, 보도연맹 가입자 등 수천명이 적법 절차 없이 군경에 의해 학살됐다. 4·19 직후인 1960년 희생자 유족들이 모여 결성한 경북지구피학살자유족회가 한차례 유해발굴에 나선 적 있지만, 전문가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유해발굴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는 이곳에 유해 매장 가능성이 있고, 구체적 장소를 특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민 일부가 어릴 적 이곳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슬픈 무덤이여’라고 적힌 목비를 봤다고 증언한 바 있어 유해 발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채영희 대구10월항쟁유족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가 차원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발굴이라 뼈 한 조각이라도 나오길 바라는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용계리는 면적이 좁기도 하고 오랫동안 밭으로 쓰던 곳이라 유해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이곳을 시작으로 가창면 상원리 등 다른 유해 매장 추정지도 하루빨리 발굴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이 이루어지는 곳은 대구를 포함해 △경기 안성 △충북 충주 △충남 아산(2곳) △경남 진주 등 모두 7곳이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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