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6·1지방선거에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을 당선시키려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부산시교육청 행정국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하 교육감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임석규 시교육청 행정국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5일 밝혔다. 임 국장은 선거 전인 지난 4~5월 하 교육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와 김석준 전 교육감 관련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뉴스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지인 등에게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임 국장은 지난 4~5월 두 차례에 걸쳐 지인에게, 한 학부모단체 대표가 30여년 전 김 전 교육감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의혹 뉴스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또 지난 4월 동료 공무원에게 카카오톡으로 하 교육감이 김 전 교육감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기사를 공유했다.
임 국장은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 의혹 기사는 가족에게 보낼 것을 실수로 잘못 전송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특정 지지의견을 밝힌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증거자료와 판례, 법리 등을 종합 고려해 임 국장이 하 교육감 당선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법률로 선거운동이 제한 또는 금지된다. 언론에 보도된 후보별 지지도라 하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문자 등 메시지를 보내 알리는 것도 법에서 금지하는 지지도 발표에 해당한다는 판례도 있다.
임 국장과 관련해 보은인사 논란도 일었다. 경찰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임 국장을 지난 5월 말부터 조사에 들어갔는데, 시교육청은 지난 6월23일 그를 시교육청 행정 최고위직인 행정국장으로 인사를 냈기 때문이다. 당시 하 교육감 당선인 쪽은 “보은인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연륜이 있는 사람으로 현장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검찰이 기소 처분을 하면 임 국장 직위해제와 징계위원회 회부 등을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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