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60대 남성이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신을 불에 태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구 달성경찰서 관계자는 30일 “남편 ㄱ씨는 수사 초기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아내 ㄴ씨(50대)를 살해한 뒤 불에 태워 유기했다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앞서 달성경찰서는 지난 8월29일 ㄴ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ㄴ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9월 초 ㄱ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사체손괴 혐의를 추가해 ㄱ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도 청구했다.
ㄱ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줄곧 범행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범행을 자백했다. ㄴ씨는 평소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아내가 잠을 깨우면서 잔소리를 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고 전날 새벽에 귀가했다가 1시간 후 급히 집을 떠나는 ㄱ씨의 모습을 집 근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확인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체포 직후부터 범행을 줄곧 부인하던 ㄱ씨는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전 범행을 털어놨다. ㄱ씨는 아내를 살해한 뒤, 주검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성주군 농장에서 불 태웠다고 진술했다. ㄴ씨의 주검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