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와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마산만 트라이애슬론대회’가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에서 열린다. ‘죽은 바다’ 마산만이 되살아났다는 증거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1회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 모습. 창원시 제공
“지금까지 19년 동안 150여차례 트라이애슬론대회에 나갔는데, 마산만 코스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외곽이 아닌 도심에서 이렇게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코스는 국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거예요. 정말 감탄할 수준이었어요.”
“트라이애슬론 19년차, 마산만 코스는 TOP 5”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출전하는 선현수(45·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마산만 대회에는 앞으로 해마다 꼭 출전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이어 올해는 부산 대표로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마산만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출전하는 오상환(49·부산 금정구 남산동)씨도 “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바닷물이 깨끗해서 깜짝 놀랐다. 헤엄치는 물고기들도 보였다. 지난해 대회 기억이 너무 좋아서, 올해는 주변 동호인들에게 함께 출전하자고 적극적으로 권했다”고 말했다.
‘죽은 바다’로 알려진 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에서 25일 아침 7시30분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와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마산만 트라이애슬론대회’가 함께 열린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스탠더드 경기로 진행되는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는 순수 동호인 대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지난해보다 100명 많은 600명을 선착순으로 받았는데, 접수 이틀 만에 마감됐다. 올해 처음인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마산만 트라이애슬론대회’에는 전국 시·도 대표 186명이 출전해 수영 750m, 사이클 20㎞, 달리기 5㎞ 등 스프린트 경기를 펼친다. 두 행사 모두 대한체육회와 창원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경남·창원시 철인3종협회가 주관한다.
산업화 탓 수질 악화…2000년대부터 수질개선 총력
마산 앞바다로 불리는 마산만은 한때 ‘물 좋은 마산’의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에다 봉암동 일대 165만㎡와 귀곡동 일대 326만㎡ 매립 사업 탓에 마산만은 ‘죽은 바다’가 됐다. 1976년 수질악화로 가포해수욕장이 폐쇄되면서 마산만 어디에서도 수영을 할 수 없게 됐다. 1979년에는 마산만 전역에서 어패류 채취가 금지됐다.
마산만을 살리려는 움직임은 20여년 뒤인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2004년에 마산만이 환경관리 특별보전해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7년에는 연안오염총량제가 시행됐다. 2011년에도 마산만 일부인 봉암갯벌이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마산만이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진 셈이다. 창원시도 2019년에 ‘마산만 수질개선 특별전담팀’을 구성한 뒤 ‘수영하는 해맑은 마산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2000년 이후 점차 마산만에 ‘생명’이 움트기 시작했다. 2009년 붉은발말똥게를 시작으로 2018년 갯게, 2020년 잘피 등 건강한 연안생태계를 상징하는 해양생물이 마산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6월17일 허성무 당시 창원시장은 마산만 회복을 알리기 위해 창원지역 수영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마산만 돝섬에서 직접 수영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마산만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는 마산만 부활을 전국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수영대회 기준 넉넉히 충족…“100점 만점에 최소 95점”
바다 수영대회를 열기 위해선 해당 해역이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해수욕장의 환경관리에 관한 지침’의 수질기준(바닷물 100㎖당 대장균 500개 이하, 장구균 100개 이하)을 충족해야 한다.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수영대회 구역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지난해엔 장구균 10~31개와 대장균 275~313개, 올해는 장구균 1~10개와 대장균 63~195개가 검출됐다. 바다 수영 수질 기준을 넉넉히 충족한 것은 물론 수질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셈이다.
박용호 창원시 철인3종협회 회장은 “마산만 코스는 100점 만점에 최소 95점을 줄 만큼 훌륭하다. 정작 마산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지만, 지난해 대회에 출전해서 눈·코·입과 피부로 직접 마산만 바닷물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공식 세계대회를 유치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올해 대회는 참가자들이 숙소를 구하지 못해서 애를 먹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마산만 트라이애슬론대회가 전국적 지명도를 얻게 되면 마산의 이미지도 낡은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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