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부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22일 “부산진구 빌라 모녀 사망 사건과 관련해 타살 정황이 발견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숨진 40대 어머니와 10대 딸의 주검에서 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이 약물은 사건을 신고한 10대 아들 몸에서도 나왔다. 또 사건 현장 조사에서 어머니가 몸에 착용했던 귀금속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고, 딸의 손전화도 이들이 사는 집 밖에서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형사팀 등 30여명의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하고 있다. 다수의 용의자에 대한 조사와 함께 피해자의 손전화 정밀 감식도 국과수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낮 12시49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어머니와 1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는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거실에 있었고, 10대 딸은 몸에 타박상을 입고 자신의 방바닥에서 발견됐다.
다른 방에서 잠을 자다 깬 10대 아들이 이웃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당초 외부 침입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으로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나 수사를 이어가면서 타살 정황을 발견했다. 피해자의 아들은 다른 가족이 보호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팀이 심리 지원 등 조처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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