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은 폐업한 대우조선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42명의 고용보장 노력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1일 대우조선해양 들머리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제공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소속 대우조선 하청업체노조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 약속 준수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 하청업체노조 등은 1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사내협력업체들의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조선업의 장밋빛 전망을 이야기할 때에도 조선소 노동자들의 고용과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다. 당장은 법보다 밥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사는 당장의 고용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파업의 깃발을 내린 지 한달이 지난 지금, 대우조선해양은 합의에 따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협력사 대표들은 시간을 끌며 노동자들이 스스로 떨어져 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합의정신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고, 또다시 조선하청노동자가 투쟁현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의 간부들은 일자리를 잃은 조선 하청노동자 42명이 재고용될 때까지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 천막에서 농성하기로 했다. 일자리를 잃은 42명은 다시 고용될 때까지 출·퇴근 선전전을 벌일 계획이다.
앞서 대우조선 하청업체노조는 51일 동안 파업투쟁을 벌인 끝에 지난 7월22일 사쪽인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 협의회’와 △업체별 평균 4.5% 임금 인상 △내년부터 설·추석 각 50만원과 여름휴가비 40만원 등 상여금 140만원 지급 △고용계약 최소 1년 단위 체결 △재하도급 금지 △폐업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최우선 고용하기 위해 노력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폐업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진형’의 31명과 ‘혜성’의 11명 등 하청노동자 42명은 다른 하청업체로 고용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사내협력사 협의회는 “현 직원들과 잘 섞이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들의 재고용을 미루고 있다. 이에 김형수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들의 고용보장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곧 추석이다. 조선업 위기를 거치며, 기본급 외에 받는 것 하나 없이 명절을 맞이했던 하청노동자들이 이젠 거리에서 추석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거리로 내몰린 42명의 노동자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맞을 수 있도록 추석 전 합의 이행을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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