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복페이로 결제하면 할인된다고 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다른 배달앱보다 복잡하지 않아서 좋아요. 다른 민간 배달앱은 광고, 쿠폰 팝업이 너무 많아서요.”
25일로 출시 1년을 맞은 ‘대구로’는 시장 안착에 성공한 공공 배달앱으로 꼽힌다. 누적 주문건수는 260만건에 이르며 가맹점도 1만2천여곳이다. 이는 대구시가 처음 배달앱을 출시할 때 세운 목표(3년 내 누적 주문건수 200만건)를 크게 웃도는 성적표다. 회원 수도 대구시민 10명 중 1명꼴인 26만여명에 이른다. 공공배달앱의 첫 주자인 경기도의 ‘배달특급’(약 6%, 76만명)보다 인구 대비 회원수가 두배 가까이 많다.
수년 전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은 민간 배달앱의 갑질·독과점 논란이 일면서 자치단체별로 우후죽순 등장한 공공 배달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점에 견줘 대구로의 이런 성과는 이례적이다. 대구로의 성공 비결은 뭘까.
대구로 애용자인 20대 이채원(27·서구)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팝업 광고 탓에 수시로 화면이 번쩍거리는 민간 배달앱보다 간결하고 깔끔함에 끌렸다”고 한다. 젊은 감성에 맞는 디자인과 간편함이 대구로의 차별점이란 얘기다. ‘경제성’도 대구로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지역 화폐인 대구행복페이로 결제하면 5% 할인에다 0.5% 마일리지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첫 주문 할인 쿠폰’과 ‘재주문 할인 쿠폰’도 장바구니 물가 급등 시대에 대구로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한다.
‘최소 주문금액’이 다른 배달앱보다 낮은 점도 대구로에 소비자가 몰려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30대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같은 업체라도 ‘배달의민족’보다 대구로에서 최소 주문금액을 낮게 책정한 곳이 많다”며 “대구로에선 1만원 정도 하는 차돌박이짬뽕 한 그릇도 주문할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했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이란 비상 환경 속에서 수년 새 부쩍 늘어난 1인 가구에겐, 낮은 ‘최소 주문금액’을 제시한 입점 업체가 많은 대구로는 매력적이다.
1만곳이 넘을 정도로 입점 업체가 많다는 점도 대구로의 강점이다. 디자인이 깔끔하고 할인 혜택이 많더라도 정작 입점 업체가 적은 배달앱에 소비자가 몰릴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로의 인기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높다는 뜻이다. 대구시 담당자는 “대구로는 민간 배달앱에 견줘 중개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가 10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싸다. 월 매출이 50만원이 안 되는 업체는 아예 수수료를 안 받는다”고 말했다.
대구로는 배달 플랫폼에서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지역 맛집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고, 와룡시장 캠핑 밀키트 배달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도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공공택시 호출 서비스 도입도 검토 중이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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