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영남

부산 감천문화마을 주차장 폐쇄…주민·상인, 주차대란 전전긍긍

등록 2022-08-25 00:53수정 2022-08-25 02:01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포토존에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김영동 기자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포토존에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김영동 기자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단층이나 2~3층짜리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계단처럼 여러 층을 이룬 모습이 고대 잉카 유적인 ‘마추픽추’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린다. 지난 23일 찾은 이곳은 관광명소답게 평일인데도 방문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관광객들은 계단식 주택 사이로 감천항이 내려다보이는 포토존 풍경을 앵글에 담기 위해 줄을 서 기다렸다.

마을 들머리에 있는 감정초등학교 공영주차장에는 ‘보수공사를 하기 때문에 주차장을 폐쇄한다’고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2019년 3월 폐교 뒤 공영주차장(79면)으로 활용돼온 이곳은 다음달부터 내년 5월까지 부산교육역사체험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된다. 근처 다른 공영주차장이 10~20여분 떨어져 있고, 마을까지 가는 길도 오르막이라 방문객들로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밖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하나밖에 없는데다 대중교통도 마을버스 3개 노선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문객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다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로 상권 회복을 체감하고 있는 상인들과 주민들은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주차장 폐쇄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감천문화마을 방문객 수는 2019년 308만명, 2020년 113만명, 2021년 133만명, 올해 7월까지 87만명이다.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바로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 폐교된 감정초등학교를 활용했다. 김영동 기자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바로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 폐교된 감정초등학교를 활용했다. 김영동 기자

상인 김아무개(56)씨는 “공영주차장이 없을 때는 하루에 관광버스가 80여대 몰린 적도 있다. 그동안 공영주차장 덕분에 한숨을 돌렸는데, 다시 폐쇄되면 방문객들이 발길을 돌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음식 가게에서 만난 70대 주민은 역정을 냈다. “마을로 오는 차들 때문에 교통 체증도 심한데, 주차장까지 폐쇄한다고? 마, 다 치아뿌는 게 낫겠다!” 옆에 있던 박아무개(72)씨도 “산복도로 마을이라 공간 여유가 없어 대체 주차장을 만들지도 못한다. 현실적으로 대책도 없는 것 아니냐. 답답하다”고 거들었다.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바로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인 폐교된 감정초등학교 운동장 모습. 김영동 기자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바로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인 폐교된 감정초등학교 운동장 모습. 김영동 기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사하구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하구는 감정초 운동장을 개방해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공사 자재 보관, 건설장비 출입 등을 이유로 운동장 개방에 난색이다. 사하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대안을 찾으려고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구체적 공사 계획에 따라 운동장 일부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열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장은 “구청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부산시가 도로를 넓히고,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써달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1.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누가누가 잘 망했나?…올해도 카이스트 ‘실패 자랑’ 대회 2.

누가누가 잘 망했나?…올해도 카이스트 ‘실패 자랑’ 대회

‘북 대남 확성기’에 아기 경기 일으키자…정부, 방음창 지원 3.

‘북 대남 확성기’에 아기 경기 일으키자…정부, 방음창 지원

‘한국의 코스타 델 솔’ 꿈꾸던 시흥 거북섬…“유령섬이나 다름없죠” 4.

‘한국의 코스타 델 솔’ 꿈꾸던 시흥 거북섬…“유령섬이나 다름없죠”

“왜놈에 짓밟힌 나라 구하려 했다, 비겁한 조정은…” 5.

“왜놈에 짓밟힌 나라 구하려 했다, 비겁한 조정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