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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숲·일본군사시설 지닌 거제 지심도 보존 운동 추진

등록 2022-08-16 13:22수정 2022-08-16 13:49

“자연환경, 민족의 아픈 역사, 섬 주민 삶 보호하는 운동”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지심도에 건설한 포 진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지심도에 건설한 포 진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일본군 군사시설과 울창한 동백숲을 함께 가진 경남 거제 지심도를 보존하기 위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추진된다.

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16일 “지심도의 전쟁유산과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시민모금을 통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기부·증여 등을 통해 사들여서 보존·관리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지심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인 경남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에 속한 섬이다. 전체 면적 33만8천㎡로 10만평 조금 넘는 작은 섬이지만, 섬 전체 나무의 70%가 동백일 만큼 울창한 동백숲이 장관이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하루 다섯차례 오가는 배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을만큼 뱃길도 수월한 편이다. 전체 주민 15가구가 민박과 식당을 겸업해서, 숙식도 불편하지 않다. 이 때문에 지심도라는 이름보다 ‘동백섬’으로 널리 알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지심도에는 일제강점기 건설한 일본군 군사시설도 남아있다. 남해안과 대마도 사이 대한해협을 장악하는 데 지심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한 일본군은 1936년 주민들을 내쫓고 지심도에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지하 벙커와 탄약고·포대·서치라이트 등을 설치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1개 중대 100여명을 배치했다. 지하 벙커, 포 진지, 해안 관측소와 헌병대 분주소, 발전소 소장 사택 등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해방 이후 지심도를 소유하던 국방부는 2016년 6월 소유권을 거제시에 넘겼다. 거제시는 2017년부터 지심도의 관광개발을 추진했다. 또다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주민들이 거세게 발발했고, 섬연구소 등 시민환경단체들도 개발이 아닌 보존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중재안을 마련해 거제시와 주민들의 마찰은 멈췄지만, 관광개발 계획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지심도를 보존하려는 것이다.

경남 거제시 지심도.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 지심도. 거제시 제공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개발로 인해 지심도 일제강점기 전쟁유산이 훼손되고 섬 주민들이 떠난다면, 불행했던 역사는 미래세대에게 교훈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심도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지심도의 자연환경과 민족의 아픈 역사, 섬 주민의 삶을 보호하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지심도 보존운동에 참여하려는 시민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누리집(nationaltrust.or.kr)을 통해 온라인으로 성금을 내면 된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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