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5월 부산시민단체들이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의 정상적인 운영을 촉구했다. 김광수 기자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시한 부산 지역화폐가 다음달부터 충전한도와 사용금액에 비례해 되돌려주는 캐시백을 축소한다. 예상보다 많은 호응 때문에 예산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7일 “지역화폐 ‘동백전’ 사용자가 급증해 예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다음달부터 12월까지 다섯달 동안 동백전의 충전한도를 현재 월 50만원에서 30만원, 캐시백 요율을 현재 10%에서 5%로 낮춘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다섯달 동안 충전한도와 캐시백 요율을 축소하는 것은 올해 상반기 동백전 이용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5일 기준 동백전 가입자는 부산 전체 인구 333만여명의 30%에 해당하는 99만명이다. 또 동백전 실제 사용자는 지난해 6월30일 46만명에서 지난달 30일 76만명으로 1년 새 30만명 늘었다.
애초 부산시는 올해 동백전 발행규모를 1조6천억원, 캐시백 예산을 국비지원금 1천억원과 부산시비 600억원 등 1600억원(발행액 1조6천억원의 10%)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1~6월 집행한 발행금액이 1조3300억원(83.1%)에 이르렀다. 캐시백도 올해 예산 1600억원의 83.1%에 해당하는 1330억원이 소진됐다.
부산시는 다음달부터 12월까지 충전한도와 캐시백 요율을 낮추지만 발행규모는 1조원 더 늘리기로 했다. 김효경 부산시 민생노동정책관은 “지난해 캐시백 소요분 1600억원 가운데 국비가 1천억원이었는데 올해는 5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발행금액을 1조원 더 늘려서 5% 캐시백을 지급하면 500억원이 더 필요하다. 결국 지난해보다 올해 1천억원이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편익이 크기 때문에 1조원을 추가 발행해 연말까지는 동백전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가 2020년 8월부터 운영하는 ‘오륙도페이’도 동백전과 같은 처지다. 지난 24일 기준 올해 캐시백 예산 30억원 가운데 80%가 넘는 24억원을 집행해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남구는 다음달 1일부터 충전한도를 현재 4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캐시백 요율을 현재 10%에서 5%로 줄이기로 했다. 오륙도 페이 가입자는 부산 남구 전체 인구 26만여명의 36.5%에 해당하는 9만5천여명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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