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 안동시가 안동댐 물을 대구 식수로 이용하는 논의를 시작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안동댐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때문에 안동댐 물이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됐다는 이유에서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안동환경운동연합은 19일 성명을 내어 “안동댐에는 낙동강 최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흘러나온 발암성 중금속들이 쌓여 있다. 그 영향으로 해마다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백로나 왜가리마저 집단 폐사하고 있다. 안동댐 물을 식수로 쓰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도박을 벌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안동댐 물을 낙동강 하류나 대구로 공급하겠다면 우선 영풍석포제련소부터 내보내고, 안동댐 바닥에 쌓인 중금속 퇴적토를 몽땅 걷어내야 한다. 권기창 안동시장이나 홍준표 대구시장은 실태 파악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안동댐 물을 대구 식수로 이용하자는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약인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서 시작됐다. 홍 시장은 구미 해평취수원과 대구취수원보다 상류인 안동댐의 물이 더 맑다며 이를 공약했다. 대구시와 안동시는 지난 18일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특별추진팀을 꾸려 논의하기로 했다. 안동시는 안동댐 물을 대구시에 공급해 수익을 얻고, 상생기금 등 보상 방안도 요구했다.
환경오염 지적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안동댐 상류에 제련소가 있어 시민 불안감이 있지만, 수질검사기준을 보면 안전하다. 본격적으로 안동댐 물을 쓰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오염이 있다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지난 5월 공개한 ‘낙동강 상류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를 보면, 영풍석포제련소~안동댐 지역의 퇴적물 카드뮴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이었고, 수질의 카드뮴 농도는 수질환경기준(0.005㎎/ℓ) 이내로 나타났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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