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70여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부산 해운대구 장산 꼭대기가 28일 완전히 개방됐다.
부산 해운대구는 “앞으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장산 꼭대기(해발 634m)를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장산 정상에선 해운대와 광안대교 등 해안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바다를 품고 하늘을 꿈꾸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높이 2.4m, 폭 1.2m의 표지석도 꼭대기에 터를 잡았다. 표지석 인근엔 꽝꽝나무 등을 새로 심었다. 꼭대기부터 등산로 200m 구간은 방문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나무 계단과 추락 방지 안전 울타리도 설치했다.
한국전쟁 뒤 장산 꼭대기엔 군부대 등의 무선기지국이 설치되면서 민간인은 출입할 수 없었다. 2011년 해운대구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장산 꼭대기 되찾기 시민운동’을 벌였으나, 통신시설 보안을 앞세운 군당국의 거부로 진전이 없었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9월 자연공원법에 따라 장산 꼭대기 등 16.342㎢를 구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후 꼭대기 개방 목소리가 갈수록 커졌고, 군당국도 지역 상생 차원에서 해운대구와 협의에 나서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였다. 애초 해운대구는 장산 완전 개방 시기를 지난 5월로 잡았지만, 군당국과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한달 남짓 늦춰졌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