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 내정자인 안성민 부산시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의회 다수당 지위를 4년 만에 되찾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차기 의장을 합의 추대 방식으로 선출했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방식이 다선 의원을 우대하던 과거 관행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부산시의회 쪽 말을 들어보면, 다음달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부산시의원 당선자 47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44명은 지난 24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당 주최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을 마친 뒤 총회를 열어 4선의 안성민 시의원을 차기(9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임기 2년)으로 합의 추대했다. 2명을 뽑는 부의장엔 3명이 도전해 3선의 박중묵·이대석 시의원이 각각 1·2부의장에 당선됐으며, 7개 상임위원장에는 모두 재선 의원들이 합의 추대됐다.
9대 부산시의회 1부의장에 내정된 박중묵 부산시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부산시 의장 합의 추대 방식은 1995년 민선 부산시의회가 다시 출범한 이후 오랜 기간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관행은 4년 전 민주당이 처음으로 다수당이 되면서 깨졌다. 당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의회 개원 전 총회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투표로 뽑았다. 선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후보로 출마할 수 있게 한 터라 당시 41살이던 초선 박인영 시의원이 전국 최연소 광역시의회 의장이자 부산시의회의 첫 여성 의장이 될 수 있었다. 부의장에도 재선인 이성숙 시의원이, 상임위원장도 득표순에 따라 7명이 당선됐다. 물론 의장 선출 과정에서 패배한 한 시의원이 불복하면서 당내 내분이 이는 등 잡음도 있었으나 시의회 운영이 민주적이란 평가가 우세했다.
9대 부산시의회 2부의장에 내정된 이대석 부산시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다수당이 바뀔 때마다 의장단 선출 방식이 바뀌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사전에 같은 정당 의원들이 의장단을 내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불가피하다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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