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재선에 도전한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을 떨어뜨리기 위해 지방선거 기간 변 시장의 이름을 무단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변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임영수씨는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허위사실공표)로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자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발했다.

임씨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박종우)은 변 시장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변광용닷컴’(변광용.com)이라는 도메인을 사들인 뒤, 선거 이틀 전인 5월30일 ‘변광용 시장 후보님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허위사실이 기재된 웹자보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하는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웹자보는 ‘저희 변광용닷컴은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를 지지합니다. 2번 박종우에게 투표해주세요’라고 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변광용마저 박종우를 지지하는구나’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줘 선거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변광용닷컴’ 누리집은 문제가 불거진 이후 폐쇄됐다. 하지만 도메인 등록기관의 기록은 15일 현재도 남아있다. 기록을 보면 ‘박종우’라는 사람이 지난해 12월14일 ‘변광용닷컴’ 도메인을 등록했고, 도메인 등록주소는 박 당선자의 선거사무소인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중앙로 1719’로 되어 있다.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던 변 시장은 45.50%, 박 당선자는 45.89%를 득표했다. 두 후보의 표 차이는 387표에 불과했다. 변 시장 쪽은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상대후보의 이름을 도용해서 허위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유권자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하며, 이 사안을 “민주국가의 건전한 선거문화 정착에 크나큰 걸림돌이 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한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보이스피싱을 모방한 신종 선거범죄”라며 신속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박 당선자는 “민주당은 선거기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한 도메인 문제를 끄집어내 언론과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더는 시민들을 이간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당선자는 또 다른 사안과 관련해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