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경찰서는 25일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로 아들 ㄱ(30대)씨를 구속했다.
앞서 지난 20일 아침 6시41분 ㄱ씨는 “어머니가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 쓰러져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어머니 ㄴ(60대)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후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ㄴ씨가 발견된 곳은 본인 소유 3층짜리 상가주택으로, 1·2층은 가게이고 3층은 가정집으로 이뤄져 있다. ㄴ씨는 이 건물을 팔려고 내놓은 상태였다.
경찰은 전날 저녁 ㄱ씨와 술자리에 함께 한 사람으로부터 “ㄱ씨 얼굴과 바지에 피가 묻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는 ㄱ씨 옷과 운동화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또 ㄱ씨와 어머니 ㄴ씨가 19일 저녁 6시께 함께 상가주택에 들어간 이후 아들 ㄱ씨는 몇 차례 드나들었으나 어머니 ㄴ씨는 다음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19일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아들 ㄱ씨 외에는 건물에 드나든 사람이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아들 ㄱ씨가 해외 선물투자 실패로 4억원가량 빚을 진 것도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지난 19일 저녁 7시께 상가주택 복도에서 아들 ㄱ씨가 어머니를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아들 ㄱ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ㄴ씨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기 전 머리에 무엇인가로 몇 차례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아직 증거물을 찾지 못한 상태이고, 아들 ㄱ씨도 ‘돈 문제로 다투다가 어머니를 계단에서 밀어 굴러떨어지게 했다’고만 진술했다”고 말했다.
배영구 남해경찰서 수사과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ㄱ씨 행적과 채무관계, ㄱ씨 부모의 보험 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ㄱ씨가 부모에게 또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아서 언론에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