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의 시민대표로 선정된 조규애씨가 23일 노 전 대통령 사진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제 스스로 ‘깨어있는 강물’이 되도록,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시민대표로 추도사를 한 조규애(61)씨는 23일 “어제 노무현 대통령님 묘역에서 ‘제가 추도사를 할 자격이 있겠습니까’라고 노 대통령님께 물어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바란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는 뜻으로 올해 추도식 주제는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로 정해졌다.
조규애씨는 대전에서 살다가 지난 2009년 2월 김해시 진영읍으로 이사했다. 그 이전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은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해서 봉하마을로 귀향한 이후 ‘관광객’ 신분으로 한번 만난 것이 고작이다. 진영읍으로 이사한 이후 집에서 가까운 봉하마을을 자주 방문했고, 노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았던 ‘대통령의 집’ 시민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봉하마을에 세워진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인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의 방문객들에게 전시관을 소개하는 도슨트로 활동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교육받고 있다. 전시관은 8월27일 정식개관을 앞두고, 23일 하루 특별공개됐다.
조씨는 추도사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이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꿈, 가치와 철학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대표로서 추도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님으로부터 받기만 했는데 이젠 조금이라도 제가 나눠줘야겠다는 책임을 느낍니다.”
조규애씨는 “저를 ‘깨어있는 강물’로 믿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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