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뮤지컬 영화 <쏴!쏴!쏴!쏴!탕>의 한 장면. 상남영화제작소 제공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과 시민군으로서 마주 섰던 석훈과 영태. 총소리와 핏빛 신음을 떨쳐내지 못한 채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이들은 1989년 공사장 작업반장과 인부로 다시 만나 서로의 상처를 확인한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뮤지컬 영화 <쏴!쏴!쏴!쏴!탕>이 18일 개봉한다. <안녕, 투이> <오장군의 발톱> 등을 연출한 김재한 감독의 세번째 장편작품으로, 경남 창원의 영화사인 상남영화제작소가 만들었다. 고 오세영 만화가의 작품집 <부자의 그림일기>에 실린 단편만화 <쏴!쏴!쏴!쏴!탕>을 원작으로 삼았다.
촬영은 광주 망월동 묘역과 경남 창원시 경화동 등에서 진행됐다. 망월동 묘역 촬영에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배우들이 부르는 진혼곡, 포장마차, 오월의 노래 1, 오월의 노래 2, 친구 2, 고백,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 7곡이 영화를 이끌고 간다. 상남영화제작소 쪽은 “민중가요들은 서정적 가사를 사용하면서도 당시 시대 상황을 잘 읽어내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잘 모르는 청년들에게 당시 상황을 들려주고, 이제 중장년이 된 당시 청년들에게 회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로 민중가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영화는 민중가요 8곡에 60여분짜리 장편영화로 제작됐으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민중가요 7곡에 상영시간 46분으로 편집됐다. 또 당시 시대 배경이 과거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학생시위 장면을 보여주는 초반 2분을 제외한 영화 대부분이 흑백으로 제작됐다.
영화는 18일부터 서울 인디스페이스와 더숲 아트시네마, 부산 모퉁이극장, 인천 미림극장, 경기 하남미사 더블유씨(WC), 경남 창원 시네아트 리좀, 전남 목포 시네마라운지 엠엠(MM) 등 예술영화관 7곳에서 상영된다. 앞서 17일 저녁 7시 창원 시네아트 리좀에서 개봉전 시사회가 열린다. 시사회 이후엔 김재한 감독과 관객의 만남이 진행된다.
김재한 감독은 “선택적 치매로 인한 기억력 부재를 내세워 광주에서 저지른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뻔뻔하게 골프를 치러 다니는 전두환의 모습을 보고 너무도 화가 나서, 전두환에게 헌정하는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제작했다. 지난해 영화를 완성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개봉을 미루고 있었는데, 전두환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뼈아프게 됐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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