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정두환 경감(50), 정비사 차주일 경사(42), 전탐사 황현준 경사(27)의 영결식이 해양경찰청장으로 엄수됐다. 김영동 기자
“친형제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목숨 같은 내 형제들. 그대들의 안전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1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정두환(50) 경감, 차주일(42) 경사, 황현준(27) 경사의 영결식이 해양경찰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장에는 유족과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윤성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유웅환 대통령 인수위원, 이흥교 소방청장, 김봉수 53사단장, 동료 해경 등 29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하고 묵념과 고인의 약력 보고, 1계급 특진·훈장 추서, 대통령 조전 낭독, 조사 낭독,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고인은 사건·사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인명구조에 앞장섰다. 마지막 출동에서도 이역만리에 떨어진 국민 구조를 위해 투철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대한민국은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조전은 문 장관이 대독했다.
조사에 나선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은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건너 구조 현장으로 달려간 뒤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들을 가슴속에 새기겠다. 비통함과 슬픔으로 무너졌을 가족분께 깊은 애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12일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추락헬기 순직 해경 합동영결식에서 동료들이 추모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빠, 못 지켜줘서 미안해. 살면서 말할 기회가 많다고만 생각했어. 우리 가족 위해줘서 고마워요. 그동안 민망해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정 경감 아들 고별사에 유족들은 하염없이 흐느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 행렬이 식장을 빠져나갈 때 유족들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정 경감, 차 경사, 황 경사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지난 8일 새벽 1시32분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70㎞ 바다 위에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대만 해역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된 선박 수색을 위해 이동 중이던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인력과 장비를 이송한 뒤 복귀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했던 정 경감과 차 경사, 황 경사가 숨졌다. 최아무개(46) 경감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