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훈련용 전투기 케이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누리집 사진 갈무리
공군 훈련용 전투기 케이티원(KT-1) 2대가 경남 사천에서 비행훈련 도중 충돌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4명 전원이 숨졌다.
경남소방본부는 “1일 오후 1시36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상공에서 공군 훈련용 전투기 케이티원 2대가 추락했다”고 이날 밝혔다.
공군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케이티원 10여대가 이날 오후 1시32분께 경남 사천시 비행단 기지에서 이륙해 남쪽으로 6㎞ 지점 상공에서 비행훈련을 하던 도중 케이티원 2대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충돌한 케이티원 2대는 산산조각 나면서 사천시 정동명 고읍리와 화암리 일대 야산·마을·들판 곳곳에 떨어졌다. 사고 당시 케이티원은 장착된 계기에 의존해서 비행하는 계기비행을 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훈련조종사(중위) 2명, 비행교수(군무원) 2명 등 조종사 4명이 모두 숨졌다. 케이티원은 2인승 전투기로, 사고 당시 각 케이티원에는 앞좌석에 훈련조종사가, 뒷좌석에 교관이 타고 있었다. 사고와 동시에 조종사들은 비상탈출을 시도했으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숨진 조종사들의 주검은 전투기 동체 추락지점에서 수백m 떨어진 야산과 들판에서 발견됐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주민은 “하늘에서 폭발음이 난 뒤 쇳덩어리들이 쏟아졌다. 낙하산에 매달린 조종사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고, 낙하산 1개는 제대로 펴지지 않은 상태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공군은 추락지점 일대를 통제해,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추락한 케이티원 동체는 형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여러 토막으로 부서진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직후 추락한 전투기 동체와 파편 때문에 추락지점 야산과 인근 마을 건물에 불이 나고, 주차해 있던 승용차가 파손되기도 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공군은 신옥철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수습과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공군 제3훈련비행단은 “사고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곤란하다. 순직한 조종사들의 인적사항도 밝히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케이티원은 우리나라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첫 군용 항공기로, 2000년 8월부터 실전배치돼 전투기 훈련조종사들의 기초 조종술을 익히기 위한 훈련기로 사용되고 있다. 케이티원은 지난 2003년 11월에도 비행훈련 도중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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