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낮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집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9개월 동안 수감생활 끝에 지난해 연말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병원에서 퇴원해 새로 마련한 대구 집으로 돌아갔다. 대구 집 앞에서는 지지자 5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환영식이 열렸는데 박 전 대통령 인사말 도중 소주병이 날아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응해주신 삼성병원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대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병원을 찾아 자리를 함께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서울 현충원을 찾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묘역을 참배한 뒤 대구 집으로 향했다. 이날 낮 12시15분께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자신의 집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돌아보면 지난 5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며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앞으로 그것은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현장에는 지지자 등 5천여명이 몰렸는데, 박 전 대통령 메시지 발표 도중, 경찰저지선 뒤에서 이아무개(47)씨가 던진 소주병이 날아와 바닥에 떨어져 깨지면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현행범 체포된 이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구에 사는 모든 이들이 (박정희 정권 시절 대표적인 조작간첩 사건인) 인민혁명당 사건의 피해자다. 사죄도 하지 않고 대구로 내려온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공화당, 대구행동하는우파시민연합 등 5개 정당과 단체가 박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집회신고를 내고 각자 환영행사를 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강은희 대구교육감,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현장을 찾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해 온 유영하 변호사는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박 전 대통령 만남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윤 당선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을 접했는데, 직접 연락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규현·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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