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주 예정인 집앞에 박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시절까지 사진을 담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박근혜 대통령님 만세∼”
18일 오후 2시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귀향을 반기는 환영식이 열렸다. 자유총연맹 등 104개 보수단체가 모인 ‘박근혜 전 대통령 귀향 환영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족중흥회·티케이(TK)자유산악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지지자 등 1000여명이 몰렸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대표,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이용택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지만, 정작 주인공인 박 전 대통령은 빠져 ‘그들만의 환영행사’가 됐다.
이날 행사에서 정재호 민족중흥회장은 “주인공이 오셨을 때 환영회를 하는 것이 온당하지만 우리 전통행사인 지신밟기를 하듯이 박 대통령이 묵으실 이곳 땅을 고르게 밟아 다져놓으려고 한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할 것”이라며 참가자들과 함께 “제18대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 만세”라고 외쳤다.
환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황교안 전 대표는 대회사에서 “감격스럽고 또 감격스럽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고향에 내려와 건강을 회복하고, 이 나라를 진실한 나라로 만드는 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 저도 국민과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은 이미 지지자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사저 앞에는 지지자들이 걸어 놓은 대형 태극기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등신대, 박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시절까지 사진을 담은 대형 입간판 등이 들어섰다. 방문객들이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박 전 대통령에게 엽서를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마을 곳곳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잘 오셨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이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고, 사저 건너편 상가에는 보수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 사무실도 들어섰다. 사저 입구에는 차량 차단기가 설치됐지만, 지지자들은 차단기 옆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 대문 앞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동네 주민 김아무개(66)씨는 “집에서 창문으로 보니 사저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길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해서 내려온 줄 알고 나왔다. 우리 고향에 오신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나와봤는데 헛걸음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주민 박아무개(65)씨는 “혹시나 박 대통령이 오실까 매일 사저 앞에 들른다. 대통령님이 오지도 않았는데 왜 자기들끼리 환영행사를 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가표준액(공시가격) 13억7200만원인 이 주택을 25억원에 매입해 지난달 17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부지는 1676.2㎡(약 507평)이며, 지하 1층, 지상 2층인 건물 연면적은 712.61㎡(약 215평)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몰리자 달성군은 지난달 교통혼잡과 불법주차 등을 막기 위해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최대 120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마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는 대로 이 집으로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18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집 앞에서 박 전 대통령 귀향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배경으로 박 전 대통령 등신대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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