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7곳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비대면 업무 방식을 도입했지만, 유연·재택근무처럼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한 곳은 10곳 가운데 한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사업장에서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한 만족도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9일 부산의 주요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뒤 지난 2년 동안의 고용 및 근로환경 변화 실태 조사’를 했더니, “코로나19가 야기한 근로환경의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 업체의 68.7%가 “비대면 중심의 업무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19%는 “구조조정·조업단축 등의 불가피한 시행”, 11%는 “유연·재택근무 등 새로운 근무 방식의 도입”, 1.3%는 “노사 간 대립과 갈등 증폭”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가 기업 직무에 끼친 영향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응답 업체의 61.3%가 “대면영업과 마케팅 축소”라고 답했다. 20.7%는 “생산 축소”, 8%는 “연구·개발 축소”라고 답했다.
“일상 업무의 변화가 있느냐”(중복응답)는 질문엔 “외부 출장과 외근이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응답이 84.3%였고, “대면 회의와 보고 등 일상적인 업무 활동 축소” “기업의 외부 교육 축소”라고 답한 비율도 각각 82%, 75.7%에 달했다.
하지만 유연·재택근무, 교대근무 변화 등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한 비중은 9.3%에 불과했다.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한 기업들이 평가하는 업무의 효율성은 85%가 효율성이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했다. 직원 만족도 역시 75%가 만족도가 낮거나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기업과 노동자 모두 새로운 근무 형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근무 형태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조직 관리와 성과 평가의 어려움”(47.3%), “비대면 근무 및 재택근무 등 시스템 미비”(31%), “유연근무제 등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13.3%), “비용 부담”(5.3%), “직무 간 형평성”(3%)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고용에 변화가 왔다고 응답한 업체는 22.3%였다. 고용 변화 방식은 휴업이 31.3%로 가장 많았고, 유급휴직(26.9%), 조업 축소(22.4%), 무급휴직(19.4%)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1인당 임금 수준은 87.3%가, 1인당 노동시간은 85.6%가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임금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0.6%, 노동시간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3%였다.
부산상공회의소 경제동향분석센터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2년을 맞아 기업 현장에서도 비대면 업무의 범위가 확산 중이다. 다만 이런 변화에도 새로운 근무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지역기업의 대응이 원활하지 못한 만큼, 비대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 도입에 대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