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2일 ‘2021 경남지역 플랫폼 노동자 정책토론회’를 열어,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른바 배달 라이더라고 불리는 플랫폼 노동자의 가장 일반적 모습은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20~3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2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2021 경남지역 플랫폼 노동자 정책토론회’를 열어,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9월29일부터 11월17일까지 경남에서 활동하는 배달 라이더 17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이 81.5%였다. 나이대는 30대(39%), 20대(30.8%), 40대(24.4%)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2.2%는 본인이 주된 생계 책임자라고 답했다. 조사대상의 50.9%는 다른 일을 하지 않는 전업 플랫폼 노동자였다. 최종학력은 대졸이 40.7%로 가장 많았다.
플랫폼 노동을 한 평균기간은 2.44년이었다. 플랫폼 노동자가 되기 전 했던 경제활동 유형은 비정규직 임금노동자가 30.2%로 가장 많았다. 플랫폼 노동을 하는 이유는 ‘시간 활용의 자유로움’이 53.5%로 가장 높았고,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서’가 29.7%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조사대상자의 42.4%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스스로 시간을 정해서 일한다고 응답했다.
월평균 소득(세전)은 221만3900원이었다. 하지만 전업 290만9100원, 부업 128만8100원으로, 전업과 부업의 소득 차이가 컸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8.58시간이었는데, 이 역시 전업 10.47시간, 부업 6.4시간으로 전업과 부업의 차이가 컸다. 출퇴근 시간도 오후 1시30분 출근해서 밤 10시30분 퇴근하는 것이 평균인데, 전업은 오전 11시30분 출근해서 밤 10시 퇴근하고, 부업은 오후 4시 출근해서 밤 11시 퇴근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하루 평균 배달건수는 전업 38건, 부업 21.52건이었다. 하루 평균 운행거리는 전업 110.39㎞, 부업 75.8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1건당 걸리는 시간은 평균 13.97분이었다.
플랫폼 노동을 시작하며 문서로 된 계약서를 교환했다는 응답자는 26.7%에 불과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각각 25%와 43.6%였다. 플랫폼 노동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응답자의 42.4%가 ‘배송·운송 단가 현실화’를 꼽았다.
홍창의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장은 “조사 결과를 보면, 업체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노동자의 조직화가 필요한데, 정작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사업자로부터 일감을 받고 노동을 제공해서 수입을 얻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오토바이를 이용해 주문 음식을 배달·배송하는 이른바 ‘배달 라이더’가 대표적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집계를 보면,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지난 5월 기준 219만7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전업 플랫폼 노동자는 66만1천명에 이른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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