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현대자동차지부장 당선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제공
현대자동차 노조집행부가 2년 만에 ‘실리’에서 다시 ‘강성’ 성향으로 바뀌게 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새해 1월1일부터 시작되는 2년 임기의 새 지부장으로 안현호(56·울산공장 의장5부)씨를 선출했다고 8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 7일 치러진 현대자동차지부 9대 임원선거 결선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4만8749명의 85.02%인 4만1444명이 참여한 가운데 53.33%(2만2101표)를 득표해 새 지부장에 당선됐다. 상대후보 권오일(54·울산공장 의장3부)씨는 46.14%(1만9122표)를 득표했다.
안 당선자는 애초 지난 2일의 1차 투표에서 4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 가운데 1위로 올랐지만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2위 득표를 한 권씨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실리’ 성향의 이상수(56) 현 지부장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으나 1차 투표에서 탈락해 재선에 실패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2년 만에 다시 ‘강성’ 성향 지부장이 이끌게 됐다.
안 당선자는 1991년 현대자동차와 합병하기 전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반대투쟁,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연대투쟁, 현대정공 단협사수 투쟁 등을 이끌다 구속·해고됐다. 2002년 현대자동차에 복직해선 노조 대의원과 수석부위원장, 비정규직 특별교섭 대표 등을 맡아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식사 시간 1시간 유급화 △정년 연장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병천 현대중공업지부장 당선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도 앞서 지난 2일 24대 임원선거를 치러 ‘강성’ 성향의 정병천(52·자재운영부)씨를 새해 1월1일부터 시작되는 2년 임기의 새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정씨는 전체 조합원 8508명의 91.07%(7749명)가 참여한 투표에서 52.68%(4082표)를 득표해, 36.47%(2천826표) 득표에 그친 ‘실리’ 성향의 상대후보 오영성(50·의장2부)씨를 누르고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2년마다 치른 임원선거에서 5대 연속으로 ‘강성’ 성향의 당선자를 냈다. 정 당선자는 2019년 노조 조직쟁의실장을 맡아, 회사 쪽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법인분할 추진에 반대해 임시 주주총회장 점거 등을 이끈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기본급 중심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하청 조직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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