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7월9일 부산시청을 방문한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 아랍에미리트대사를 만나 두바이~아부다비 하이퍼루프 노선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형준 시장의 1호 공약 ‘어반루프’가 박 시장 취임 8개월 만에 시동을 걸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부산시는 7일 “경기도에 소재한 ㈜신성엔지니어링에 4억3천만원을 주고 ‘도심형 초고속 교통인프라(어반루프) 도입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겼다. 용역 기간은 8일부터 내년 12월7일까지다”고 밝혔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에서 시속 1100㎞ 이상 달리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두바이~아부다비 노선에서 실험 중이다.
부산시가 용역기관에 검토를 주문한 노선은 △강서구 가덕도신공항~강서구 에코델타시티~북항 재개발구역~동부산 55㎞ 구간 △강서구 가덕도신공항~북항 재개발구역~동부산 47㎞ 구간이다. 두 노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하이퍼루프·자기부상열차·고속철도·자율주행 등의 첨단 교통수단을 도입해 10~15분 이내 주파하는 게 목표다. 내년 12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여기서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2026년에 착공해 2030년 완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추정 사업비는 1조1천억원이다.
부산시가 구상 중인 어반루프 노선도. 부산시 제공
어반루프 타당성조사 용역비(10억원)는 올해 상반기 부산시 추가경정예산안에도 반영됐지만, “하이퍼루프는 이동거리가 짧은 부산 도심에는 적합하지 않고 경제성도 없다”고 비판했던 민주당이 다수인 부산시의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박 시장은 하반기 추경에 또다시 타당성조사 용역비를 반영했고, 시의회는 9월 관련 예산 5억원을 통과시켰다. 부산시는 이동거리가 짧은 것을 고려해 속도를 시속 1100㎞ 이상에서 150~200㎞로 대폭 낮췄다. 하이퍼루프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어반루프가 첫발을 내디뎠지만 변수는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 재선 여부다. 박 시장은 4월 보궐선거에서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문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혐의(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만약 유죄 판결을 받으면 국민의힘 공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역정가는 박 시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하면 재선은 사실상 힘들게 되고 후임 시장이 어반루프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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