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등 아이티(IT) 분야 중견기업인 울산 덕산그룹 이준호(75) 회장이 지역인재 육성과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써달라며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에 사재 300억원을 기부한다. 2009년 유니스트 개교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기부다.
이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300억원을 출연한다는 내용의 기부협약서에 서명했다. 이 회장은 “유니스트가 울산에 국내 최초로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개원하고,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앞장서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울산의 산업지형을 바꿔놓을 뜻깊은 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스트에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청년창업을 활성화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혁신 모델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장은 “도전과 혁신으로 반도체 소재산업을 이끌어온 이 회장의 의지를 이어받아 미래 과학기술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하며,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바꿀 혁신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유니스트는 이 회장이 기부하는 300억원으로 ‘챌린지 융합관’(가칭)을 세워, 미래 과학기술 인재들이 모든 분야에 걸친 혁신적 교육을 받으며,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챌린지 융합관에 이 회장의 이름을 붙이거나 예우하는 공간을 만들고, 이 회장한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등 이 회장에 대한 다양한 예우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중심 산업도시 울산에서 최초로 ‘소재산업 입국 중심기업’을 내걸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도전해 성공을 일궈낸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덕산그룹엔 현재 덕산하이메탈 등 9개 계열사가 있으며 그룹 전체 연간 매출액은 3천억원이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유니스트 제공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왼쪽)과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이 기부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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