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2일 울산 중구 약사동 세이골공원 한국전쟁 전·후 울산지역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한국전쟁 전후 울산에서 군인과 경찰에게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울산시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는 2일 오전 10시 울산 중구 약사동 309-1 세이골공원의 한국전쟁 전·후 울산지역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제71주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은 지난 6월10일 위령탑 제막 뒤 이곳에서 열린 첫 추모행사다.
울산시는 지난해 4~12월 2억8360만원을 들여 세이골공원 안 671㎡ 터에 5m 높이로 위령탑을 세웠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전후 군·경은 ‘적에게 동조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만으로 재판 절차도 없이 울산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 골짜기와 청양읍 반정고개 등에서 국민보도연맹원 등 민간인들을 집단 총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라 지난 2008~2010년 진행된 1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당시 울산지역 국민보도연맹원은 최소 1561명으로 밝혀졌고 희생자는 최소 870여명으로 추정됐다.
이날 추모식은 희생자 유족과 송철호 울산시장, 박병석 시의회 의장, 노옥희 교육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국민의례, 헌화와 분향, 경과보고, 추모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조종래 유족회장은 추모사에서 “(진실화해위 조사와 위령탑 건립 등으로) 한국전쟁 전후 울산지역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라는 자긍심을 되찾았다. 이제는 사과와 용서로 화해와 화합을 이뤄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송철호 시장은 “우리 현대사에는 분단이 불러온 비극으로 가족을 잃어버린 슬픔도 안으로만 삭여야 했던 한 많은 시간이 있다. 그 한 맺힌 가슴을 무슨 말로 위로하고, 어떤 것으로 갚을 수 있겠냐. 숨기고 싶은 아픈 과거일수록 진실을 드러내고 바로 볼 수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일념으로 억울한 영령들을 영원히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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