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환경단체들이 부산시 석면 피해 실태조사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의 석면피해 환자가 지난달 기준 908명으로 집계됐다.
13일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부산시 석면 피해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파악된 전국의 석면피해 환자 수는 5474명이며, 이 가운데 부산은 908명(16.6%)이다. 충남(1981명·36%)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경기도(791명·14.5%)와 서울(597명·10.9%)이 뒤를 이었다.
지난 7월 기준 부산의 석면피해 환자 851명의 주거지는 사하구(123명)와 남구(117명), 사상구(105명)가 세자릿수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제구 84명, 영도구 74명, 동구 64명, 동래구 54명, 부산진구 41명, 금정구 39명, 해운대구 32명, 북구 31명, 수영구 27명, 서구 22명, 기장군 17명, 강서구 14명, 중구 7명 순으로 집계됐다. 석면 피해 환자가 많이 나온 사하구·사상구에는 20여개가 넘는 석면공장이 있었다. 남구에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 건물이 밀집돼 있다.
보고서는 부산에 석면 피해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1970~1990년대 지역에 석면공장과 선박 해체시설이 여럿 있었고, 석면 슬레이트 지붕 건물 밀집지역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산의 석면공장 29곳, 조선소 34곳 등의 석면 노출 지역에서 살았던 주민 398명한테서 석면 질환이 발병했다. 또 석면 슬레이트 지붕 주택 밀집지역 11곳의 주민 119명이 석면 질환을 앓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전국의 석면 노출 우려 지역의 건강 조사 확대 △구제지원 지속성 보장 △석면 슬레이트 지붕 제거사업 적극 추진 등을 요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정부는 석면 피해자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라돈, 경유차 배기가스 등과 함께 1군(그룹)으로 분류한 발암물질이다. 흡입하면 폐암, 석면폐증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정부는 2009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석면피해구제법은 2011년부터 시행됐다.
부산시는 2011년부터 석면공장, 슬레이트 지붕 밀집지역, 조선소 근처 석면 피해자를 대상으로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사업을 벌이고 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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