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예정지에 유치하려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의 조감도.
경남 창원시가 마산해양새도시에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유치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쇠락한 공업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난 스페인 빌바오시의 기적을 창원에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국 어디에도 미술관 장소로 그만한 곳(마산해양신도시)이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그런 장소는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마산해양새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들어설 최고의 장소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창원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설치를 요청하는 창원시민 25만728명의 서명이 담긴 명부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 또 창원의 40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범시민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창원시는 마산 앞바다에 건설한 64만2167㎡ 규모의 인공섬에 마산해양새도시를 조성할 계획인데, 해양새도시 핵심 문화시설로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가 구상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은 3만3천㎡ 터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축 연면적 4만5천㎡ 규모다. 추정 사업비는 2185억원이다.
창원시는 문화시설을 이용해 도시의 문화·산업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빌바오 효과’를 기대한다. 수소산업특별시를 추구하는 창원시가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미술관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세운다면, 우리나라 대표적 공업도시인 창원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창원을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담당자는 “인구 800만명의 부산·울산·경남은 국립미술관 하나 없는 문화변방이다. 우수한 입지적 여건을 갖춘 창원에 문화분권 차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을 설치한다면 빌바오의 기적을 뛰어넘는 창원의 기적을 낳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페인 빌바오시는 철강업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공업도시였으나 198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에 빌바오시는 1990년대부터 도시재생 사업에 나섰다. 핵심시설은 옛 컨테이너 야적장과 제련소 터에 세운 구겐하임미술관이었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분관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이 1997년 10월 문을 열자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건축비 3천억원을 회수하는 데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빌바오시는 구겐하임미술관을 중심에 둔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했고, 10년 만에 스페인 최고 부자도시가 됐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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