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열렸던 제4회 경남 고성 공룡 세계엑스포 모습. 제5회 공룡엑스포는 두차례 연기와 한차례 축소 과정을 거쳐서 다음달 1일부터 11월7일까지 38일 동안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 일대에서 열린다. ‘2021 경남 고성 공룡 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대거 취소됐던 지역 축제들이 올해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강화해 개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관람객 유치는 자제하되 행사 취지는 살리려는 묘책인 셈이다.
가장 임박한 대규모 축제는 정부 승인 국제행사인 ‘2021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이다. 애초 지난해 9월25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1년 연기해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31일 동안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과 대봉산휴양림 일대에서 ‘천년의 산삼, 생명연장의 꿈’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엑스포 조직위는 5일 “애초 관람목표 인원을 129만명으로 설정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안전한 엑스포 개최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관람목표 인원도 53만명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사장 동시수용 인원을 9425명으로 정하고, 전시장 등 시설별 입장 인원도 방역수칙에 맞춰 제한하기로 했다. 또 개·폐막식 규모를 축소하고, 개막 축하공연과 행사장 순환열차 운행을 취소하는 등 많은 사람이 접촉하는 행사와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개막식은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주요 행사를 엑스포 공식 누리집(expo-wg.com)과 산삼티브이(TV)로 방송하는 등 비대면 행사와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로 운영인력을 꾸렸고, 이들은 행사 기간 동안 매일 발열 검사를, 2주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했다.
관람객은 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받고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다. 또 9개 운영시설별로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고, 이들을 우선 입장시킬 계획이다. 음식은 메인음식관 등 지정구역에서만 먹을 수 있다.
경남 고성군은 다음달 1일부터 11월7일까지 당항포관광지 일대에서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이라는 주제로 ‘2021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를 연다. 애초 지난해 4월1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9월18일로 연기됐다가 올해 9월17일로 또다시 연기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행사 시작일을 늦춰 행사 기간을 52일에서 38일로 줄였다.
조직위는 “2006년 시작해 올해로 다섯번째인 공룡엑스포에는 지난 네차례 650여만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올해는 안전 개최를 목표로 정해, 관람 목표 인원을 아예 정하지 않았다. 예매를 통해 8월30일 기준 20억6700만원어치의 입장권을 이미 팔았지만, 동시에 환불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행사장 동시수용 인원을 9700명으로 정하고, 행사장 각 시설별 입장 인원수도 제한하기로 했다. 전시관·영상관 등 실내 시설은 온라인 예약을 받는다. 행사장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은 발열 검사, 손 소독, 출입명부 작성, 살균부스 통과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내에선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야외에서도 거리두기가 가능한 지정구역에서만 허용된다. 운영인력은 백신을 접종하고, 행사 시작 사흘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전남 강진군은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제49회 강진청자축제를 온라인 축제로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축제를 취소한 것과 달리 올해는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축제 각종 행사를 군 유튜브 채널 ‘찐’을 통해 생중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강진 스마트 퀴즈쇼, 강진 청자골 온라인 콘서트, 읍면 노래자랑, 강진 명품청자 경매, 특산물 세일 등이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강진군 쪽은 “축제 개최 전 유튜브 구독과 댓글 추첨으로 경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처음으로 추진하는 온라인 청자축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남도는 3~5일 열린 명량대첩축제를 대면행사를 최소화하고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유튜브 채널 ‘명량대첩축제티브이’가 각종 행사를 실시간 송출해 관람객들이 비대면 관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은 명량대첩 수군의 후예 해군과 해경이 연합한 해상 퍼레이드와 울돌목 상공에서 펼쳐진 공군 에어쇼를 비대면으로 즐겼다.
주최 쪽은 온라인 역사문화 축제를 치르면서 남도장터·해남미소·아리랑몰 등 지역 쇼핑몰도 활발하게 운영했다. 유미자 전남도 관광과장은 “처음 개최하는 온라인 축제인 만큼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코로나19와 상생하는 온라인 축제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상원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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