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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황령산 재개발 사업 추진…시민단체 거센 반발

등록 2021-08-19 14:44수정 2021-08-19 15:24

황령산 전망대 조감도. 대원플러스그룹 제공
황령산 전망대 조감도. 대원플러스그룹 제공
부산시가 부산 남구 황령산에 전망대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는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19일 대원플러스그룹과 ‘황령산 유원지 조성사업을 통한 부산관광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쪽은 황령산을 관광명소로 조성하고,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원이다.

대원플러스그룹은 2024년까지 황령산 꼭대기에 있는 봉수대 근처에 전망대를 건설하고, 접근하기 좋도록 부산진구 전포동과 전망대 사이에 로프웨이(케이블카)를 설치한다. 복합문화전시홀, 봉수박물관 등 관광문화 시설도 짓는다. 업체 쪽은 세수유발 124억원과 고용인원 1800여명의 기대효과를 기대한다.

양쪽은 또 황령산 중턱에 방치된 스노우캐슬을 새로운 유원지 시설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스노우캐슬은 2007년 8월 9만9174㎡ 규모 스키 돔으로 문을 열었지만, 2008년 6월 사업시행자의 부도로 영업 중단되면서 13년째 흉물로 방치됐다. 시는 시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사업내용을 다듬을 방침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즉각 개발을 반대하고 나섰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의 허파 구실을 하는 황령산의 개발을 반대한다. 개발이 진행된다면 환경훼손은 물론이고 도심 녹지가 사라져 시민 생활환경도 떨어진다. 이런 막개발은 업체 배만 불릴 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 토건 사업이 아니라 환경과 지역, 사람을 중시하는 정책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황령산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심 속 녹지이며 공유공간이다. 시민과의 합의 과정도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민간업체와 업무협약 체결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박 시장과의 면담 추진 등 시민단체가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황령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좋은 계획을 세우고 발전적인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단체의 반대에 대해서는 “황령산 보존의 환경성을 잘 살리면서 개발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겠다. 환경보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한다면 큰 반대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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