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텔레그램 엔(n)번방 최초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25)씨가 항소심도 원심에서처럼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끝난 뒤,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기업에 디지털 성범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텔레그램 엔(n)번방 최초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25)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19일 오전 대구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성욱)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배포(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비롯해 강제추행·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를 받는 문씨에게 문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34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정보통신망에 신상정보 공개 10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160시간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르고 성착취 영상물이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유포돼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은 유사·모방 범행에 따른 추가 피해에 노출됐다”며 “범행의 중대성, 피해자 수와 피해 정도,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엄히 처벌하고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고가 끝난 뒤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기업에 디지털 성범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국가는 물론 텔레그램, 트위터, 카카오톡,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도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개인이 조심해서 막을 수 없는 범죄다. 우리는 피해자와 끝까지 연대하고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씨는 지난해 6월 구속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7년 1월~2019년 7월 200여 차례에 걸쳐 아동·청소년 20여명에게 성착취 영상을 촬영하도록 한 뒤 이를 건네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2019년 2월~지난해 1월 텔레그램 엔번방에 성착취 영상물 3천여개를 올린 혐의도 있다.
글·사진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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